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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효선] 아내에게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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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57회 작성일 13-01-0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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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론 늘

가득 채워둔 내 사랑을 다독여 두지만

꺼내 볼 사이 없이

세월 만 써 버렸네요

그렇지만 당신은

스치는 눈 빛

남이 모르는 몸짓으로

나를 감격시키고

남이 알 수 없는 행복한 미소를 만들어 주었지요

 

때론 장모님 모습으로

혹은 큰 처남 발걸음으로

목을 쭉 빼고 바느질 할 땐 나 혼자 놀래요

남보다 한 마디 적은 새끼손가락도

인중에 솟은 작은 솜털도

어쩌면 당신은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요술쟁이 같아요

 

당신의 손길이 스치고 지나간 주방

널려진 빨래에도

잠시 벗어 놓은 양말이나 겉옷을 찾을라 치면

어느새 세탁기에서 목욕을 할 때에도 마음을 기쁘게 만들어 주어요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당신 몸이 너무 무거워

수술한 고관절에 무리가 갈 것 같아 조심스러워요

 

언제나 당신의 냄새가 좋고

바쁜 당신의 손끝에 조리되어 나오는 맛있는 음식도 좋지만

무엇보다 당신의 고른 숨결이 참 좋아요

나도 당신처럼 내 속에 있는 사랑으로

당신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데 재주가 없네요

그렇지만 당신을 사랑해요

마음 가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