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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박대성]라면裸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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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99회 작성일 13-01-0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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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 동면冬眠하는 동물들이 있다.

무더위와 사막에서 더위와 갈증을 견디기 위해

하면夏眠하는 동물도 있다.

 

라면, 라면裸眠하는 사람들이 있다.

길고 꼬불한 골목에서

라면拉麵을 먹고 라면裸眠에 드는 사람들이 있다.

 

수단과 방법의 기름에 익고

희망과 기대의 열탕에 고아져

퉁퉁 분 라면발 같은 이들이

 

그들이, 자신의 내부에서 끓어오르는 신열을 이기지 못해

벌거벗은 잠을 자는 것을 보았다.

 

흔들어 깨워도 흔들어 깨워도

죽음 같은 잠을 자는 사람들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