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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명선]무인모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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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51회 작성일 13-01-0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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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들이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뒤를 이어 거미들이 찾아왔고

숨어있던 잡초들 모두 나와

제 몸으로 초록 카펫을 만들기 시작했다

 

 

깃털 없는 여린 것들 쉬이 오지 못할까

삐걱거리는 문짝 모두 뜯어낸 후

접시꽃 망초꽃 불침번으로 세워놓고

오라, 편히 오라 소리를 키우는 바람

 

 

저녁이면 푸른 별꽃 한 아름 품에 안고

귀가를 서두르는 어둠이 있고

곰팡이꽃 푸른 벽에 제 그림자 걸어놓고

아침이면 일어나라 나팔소리 둥근 집

 

 

누가 그곳을 폐가라 했는가, 그 집은

구름과 바람이 사시사철 드나들고

헐렁한 자유가 깃발처럼 나부끼는

버려진 것들이 끌고 가는 무인모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