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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명선]말랑한 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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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20회 작성일 13-01-0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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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향해 날 선 말의 채찍을 들다가도

비 맞아 휘청거리는 풀잎을 보며

아니다, 아니지 생각 돌리네

 

 

가슴에 파인 상처 아파하다가도

빗물 참히 받아내는 물웅덩이를 보며

그래, 그렇지 생각 바꾸네

 

 

수백 개의 뼈를 가진 내가

뼈 없는 물의 속성을

어찌 바르게 해독할 수 있으랴만

그 길 가만가만 따라가다 보면

답 한 줄 슬쩍 쥐어줄 것만 같아

천천히 빗속을 걸어보는 아침

 

 

가슴에 물길 하나 틀 수 있다면

다스리지 못할 화는 없는 거라고

다 자라서도 한참이나 덜 자란 내게

빗줄기로 만든 모빌 흔들어 보이시는

저기 저, 말랑한 물의 단단한 말씀의 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