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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명선]만남의 수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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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85회 작성일 13-01-0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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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구두를 신으면

발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구두를 손보고 상처를 아물리고

몇 번쯤 아픔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편해진 신과 발의 관계처럼

사람과의 만남도 그렇습니다

맞지 않아 애태우던 새 구두가

날 선 빳빳함을 헐렁하게 내려놓고

낯선 발 보듬는 집이 되었듯

있는 듯 없는 듯 항상 내 곁에서

꽃 되고 잎 되도록 지켜봐 주는 거기 당신,

혹여 내가 나도 몰래 그대를 아프게 해

내 곁 떠나고 싶었던 적 없었는지요

그대가 아끼는 낡은 구두,

아직 내가 당신에게 그런 사람 맞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