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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명선]아버지의 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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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484회 작성일 13-01-0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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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출타하시는 날엔

어머니 늘 밥그릇에 뚜껑을 씌워

아랫목 이불속에 묻어두곤 하셨다

뚜껑은 곧 지붕이 되어

밥알처럼 탱탱하던 딸자식들

바람막이 해주었던 것인데

철부지들 세상 밖 하 궁금해

닫힌 뚜껑 달그락달그락

밀어 보기도 하였던 것인데

나 어느새 그 아버지 나이가 되어

새끼 담은 밥그릇에 지붕 되어 보지만

덮지 않아도 마르지 않는 옹골진 밥알들,

담을 수 없어 더 절실한 그리움인가

둥글게 모여도 허전한 두렛상 앞에서

밥그릇도 밥뚜껑도 되지 못한 채

고봉으로 퍼 넣어도 허기가 지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그리운 밥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