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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명선]다시 쓰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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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43회 작성일 13-01-07 20:46

본문

 

산다는 것은

조금씩 낡아가는 것이다

 

 

낡아가면서 차츰

둥글어지는 것이다

 

 

바람 듣는 가을날

온전히 익힌 열매

가지 끝에 매달고

이름표 지우는 나무들처럼

마음에서 나를 놓는 것이다

 

 

살다간다는 것은

몸 빌려 한생 감사했노라

둥글고 가벼워진 나를

자연 앞에 공손히 드리고 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