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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장은선]동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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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31회 작성일 13-01-0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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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금을 내거나 마트에서 받아온

동전들 패총처럼 쌓여 있다

한때는 동전 몇 개로

따끈한 호빵 몇 개를 먹거나

시내버스에 매달려 갔었다

그때는 호주머니에 보름달을 지녔듯

쉬임없이 이손에서 저손으로 건네졌다

이제는 변두리 철거민처럼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그들

물흐르듯 흐르는 세월 속에서

자기 이름을 고집하는 그들

온기가 사라진 그들에게

더 이상의 고귀함은 없다

명퇴로 밀려난 가장들이

한가로이 공원을 배회하듯

삶의 한귀퉁이에서

호명되길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