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장은선]동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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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금을 내거나 마트에서 받아온
동전들 패총처럼 쌓여 있다
한때는 동전 몇 개로
따끈한 호빵 몇 개를 먹거나
시내버스에 매달려 갔었다
그때는 호주머니에 보름달을 지녔듯
쉬임없이 이손에서 저손으로 건네졌다
이제는 변두리 철거민처럼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그들
물흐르듯 흐르는 세월 속에서
자기 이름을 고집하는 그들
온기가 사라진 그들에게
더 이상의 고귀함은 없다
명퇴로 밀려난 가장들이
한가로이 공원을 배회하듯
삶의 한귀퉁이에서
호명되길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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