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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장은선]황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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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22회 작성일 13-01-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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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용대리를 지나면

수행중인 처사들을 만날 수 있다

비울 것 다비워 홀쭉해진 배를 하고

강추위에 맞서고 있다

 

이제 몸을 비웠으니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덕장에 매달려 움츠러드는 마음을 달래고 있다

하얀 눈들이 쌔록쌔록 내리는 밤

저 눈처럼 희어져야 한다고 묵언수행 중이다

고요한 산사 풍경처럼 매달려

가끔 서로 부딪히기도 하면서 말라가는 중이다

 

자유로이 유영하던 어느 북항의 그리움도 잊고

열반의 찢겨질 그날을 기다리며

빛나는 인광만이 반딧불이처럼

밤하늘을 가르고 있다

마음이 스산한 겨울날 용대리에 들르면

혼탁해진 눈을 씻고 처사들에게

길을 물을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