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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숙자]안개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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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16회 작성일 13-01-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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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떠나시던

무진년 이월 초이레

수의 밖으로 드러난

뽀얀 발

 

 

농사일에 바빠

앉으실 틈 없던 아버지

그렇게 해맑은 발을 본적이 없었다

만져보고 싶었지만

가시는 길 흠이라도 될까

끝내 만져보지 못했다

 

 

국립묘지로 이사하시던 날

스물 세 해 굳게 닫혔던 산

문을 여는 순간

하늘 가시는 길 얼마나 힘드셨으면

발은 다 닳아 안개 밭이다

 

 

만져 보려 다가갔지만

다가 선 거리만큼 멀어지는

아버지 말랑말랑한 발

 

 

안개는 여전히 수의 밖으로

뽀얀 발을 내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