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최숙자]젖은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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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내리는 날
이상국 시인 여섯 번째 시집
「뿔을 적시며」 내 뜨락에 와서
종일 기다리고 있었다
뿔만 아니라 온 몸
다 젖은 채로
반가운 마음에 눈을 털어내며
책장을 넘기는데
젖은 뿔
나의 詩밭에 들이댔다
설악 골짜기 헤치고 다니던
그 힘은 대단한 것이어서
오만하던 시 꼬리 내리고
죽은 꽃들 기지개를 켜는데
우뚝, 달마봉을 안고 도는
말씀의 향기
내 정신을 후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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