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채재순]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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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화를 신고 집 뒤
뒷동산으로 오릅니다로 시작되는
아무런 전율이 일어날 것도 없는,
애틋한 감정이 솟아날 것도 없는
편지를 썼지요
그대를 향한 제 마음을 숨기려고
누가 볼세라
제가 보낸 편질 가슴에 꼭 안고
뒤란으로 달려갔다 했지요
편질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에선 찌르르찌르르 귀뚜라미가 울었다 했지요
당신 심장 그 어디에 숨어들어
팔딱팔딱 뛰게 하는 것이 있다 그랬지요
이런 날엔 개울가에 퍼질러 앉아
묵은 빨래를 하고 싶다는 평범한 구절에서도
그대는 봄을 느꼈다 했지요
그랬다 했지요
뒷동산으로 오릅니다로 시작되는
아무런 전율이 일어날 것도 없는,
애틋한 감정이 솟아날 것도 없는
편지를 썼지요
그대를 향한 제 마음을 숨기려고
누가 볼세라
제가 보낸 편질 가슴에 꼭 안고
뒤란으로 달려갔다 했지요
편질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에선 찌르르찌르르 귀뚜라미가 울었다 했지요
당신 심장 그 어디에 숨어들어
팔딱팔딱 뛰게 하는 것이 있다 그랬지요
이런 날엔 개울가에 퍼질러 앉아
묵은 빨래를 하고 싶다는 평범한 구절에서도
그대는 봄을 느꼈다 했지요
그랬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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