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최월순]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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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냐고
사람들이 묻는다면
나의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햇살 부신 유월 한 날 별 같은 첫아이를 안고
병원 문을 나섰을 때라고 말 하겠다
아이를 낳을 만큼 건강하지 못해
병원에 입원하였을 때
병실바닥에 종이박스를 깔고 자며
아이를 기다리던 남편은
한 세상을 다 산 것 같았다
그럼에도
유월의 햇살 아래에서
첫 아이를 안고 병원 문을 나서는 나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모든 것이 다 하찮고
모든 원망이 다 잊혀졌다
그 아이가 올해 결혼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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