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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최월순]살구나무―형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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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256회 작성일 13-01-0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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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밑에 라일락은 꽃잎 진지 오래

요양원에 어머니를 두고 온 날은

요란하게 떨어지던 살구도 자취를 감췄다

 

지붕을 두드리는 살구 떨어지는 소리에

매일 밤 보따리를 싸던 어머니는

한밤중에도 자식들 방문을 열고 소리쳤다

 

아들아 피란 가자

아들아 피란 가자

 

자식을 위해 평생을 살아온 어머니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속에서

매일 밤 보따리를 꾸렸다

 

살구 떨어지는 소리도 없는 요양원에서

보따리를 들고 서 있는 어머니는

당신 아들에게 묻는다

 

아저씨,

우리 아들 못 봤우?

우리 아들 좀 찾아주오

 

잊히지 않는 시간 속에서 동동거리는

어머니의 뜨락엔 올해도 라일락이 피고

살구도 여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