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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권정남]바다 위에 누운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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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64회 작성일 13-01-0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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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빛 겨울 바다에 부처가 누워있다

이빨 물고 달려오던 파도는

부처 귀때기를 때리고 달아나고

갈매기만 부처 배가 바위섬인줄알고

백합처럼 앉았다가 날아갈 뿐

 

 

파도 끝에서 흔들리고 있는 부처,

삼욕계를 다스리는 무간지옥이다

사막이다. 끝나지 않는 수행이다

몸부림치는 아귀다. 고인돌 주검이다.

바다위로 아침 햇살 떠오르면

환희에 찬 미소로 누워있는 갈리버다.

흰 구슬 은파 반짝이는 적멸보궁이다.

 

 

붉게 벙그는 연꽃이다.

양양 휴휴암 겨울 바다에 누워

파도와 지치도록 싸우고 있는

고인돌 같은 부처를 보고

사람들은 건너편 너럭 바위에서

합장하며 연신 절을 하지만

 

 

엎치락 뒤치락

둥둥 물위에 떠 있던 부처는

못본척, 등이 시린지

돌아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