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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권정남]허공이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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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72회 작성일 13-01-0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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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에 매달려 있던, 그 남자

부나방 되어 허공에 떠있다

 

 

시퍼런 물이 아귀처럼 입 벌리고 있는

비선대, 천 길 낭떠러지

암벽을 타며

둥둥 날개 편 채 떠있는 그 남자

허공이 집이다

 

 

구슬 같은 별이

얼굴에 따갑게 쏟아지는 밤이면

달 빛 오로라에 동그랗게 몸을 말고

허공에서 잠을 잔다

 

 

하늘과 땅 사이,

올라 갈 수도 내려 올 수도 없는

벼랑 끝, 바람으로 흔들리며

절체 절명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아무도 도달하지 못한,

억 만 광년 빛 앞에 제 몸을 불사르며

빙빙 도는 부나방이 되어

태양 아래 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