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권정남]오체투지五體投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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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지렁이 한 마리가
제 몸을 오므렸다가 폈다가
돌계단을 올라가고 있다
포탈궁*을 향해
온 몸으로 기어오르는
티벳의 승려모습이다
미끈거리 살점으로
제 몸의 물기를 바싹바싹 말려가며
낙산사 저 높은 해수관음보살을 친견하려고
뜨거운 돌계단에 머리 박으며
구불텅, 몸부림치고 있다
‘다음 生엔, 지렁이 몸 벗으려고’
알몸, 붉은 가사장삼을 걸친
티벳의 승려 한 분이, 오체투지
불 땡볕 돌계단에서
고행을 하고 있다.
*포탈궁 : 티벳의 도시 라싸에 있는 불교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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