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채재순]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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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산길로 산책을 나선다
뒤쳐진 남편은 남편대로
앞서가는 똥개는 똥개대로
저마다의 생각에 젖어 걷고 있다
한 동안 시를 낳지 못한 나는
쓸만한 것들을 사냥하느라
두리번거리고
남편은 집필 중인 연속극 인물이 되어
혼자 중얼거리고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를
서늘한 석간수를 들이켜더니
귀를 쫑긋거리며 산비탈을 오르는 개
바로 앞에서 푸드덕-
장끼가 날아오른다
일순 우린 그 자리에서
날아간 장끼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매번 사냥개처럼 좇고 좇다가
우리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가고
그 끝에서는
푸르고 싱싱한 순간들이
그렇게 날아오르고
뒤쳐진 남편은 남편대로
앞서가는 똥개는 똥개대로
저마다의 생각에 젖어 걷고 있다
한 동안 시를 낳지 못한 나는
쓸만한 것들을 사냥하느라
두리번거리고
남편은 집필 중인 연속극 인물이 되어
혼자 중얼거리고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를
서늘한 석간수를 들이켜더니
귀를 쫑긋거리며 산비탈을 오르는 개
바로 앞에서 푸드덕-
장끼가 날아오른다
일순 우린 그 자리에서
날아간 장끼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매번 사냥개처럼 좇고 좇다가
우리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가고
그 끝에서는
푸르고 싱싱한 순간들이
그렇게 날아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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