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지영희]새벽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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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다가 눈을 뜬다
설익은 아침 언저리를 뚫고
꼿꼿이 쏘아지는 생각들, 천정에 박히는 소리에
안자고 뭐해요?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해.
과자 봉지 쌓아 놓고 만화책 실컷 읽는 어릴 적 꿈같은 거?
이를테면, 파리로 가야지.
가서 뭘 하려구?
햇살 위에 앉아서 커피를 마셔야지.
여기서는 안 되는 일이야?
햇살이 달라, 가끔 나오는 햇살은
어떻게?
가봐야 알지. 고흐의 황금빛일지, 모딜리아니의 푸른빛일지.
그리고?
나머지 생은 스치던 꿈들을 꼭 잡고 살고 싶어. 금방 사라지는 노을일지라도 검은 능선까지 태워볼 거야.
그런 다음엔?
그냥 별이 되는 거지. 어둠이 오든 빛이 오든 그냥 그 자리를 지키는 거야. 혹시 알아 존재만으로 희망이 될지.
함께 조심스레 쏘아 본다
천정에서 새벽별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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