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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채재순]등이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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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354회 작성일 13-01-0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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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이면 부쩍 등이 가려워지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

겨울이 어서 가길 학수고대하면서

시원하게 긁고 싶지만 등은 멀기만 하고

등이 가려울 때마다

살아가고 있는가

사라지고 있는가

시무룩해져만 간다

삶은 연명이야

등이 가려워지기 시작하면서

불혹인가, 부록인가에 시달리게 되었고

가까이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해

더디 오는 봄에 대해 골몰하게 되고

이게 삶이냐고

치워라, 손!

숱한 가려움의 나날이 삶이라고

치워라,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