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채재순]섣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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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들어서다 큰코다치는 마을이 있다
여차하면에 속한 마을이다
그 곳에 가려면
울지 마라
기억하지 마라
덤벼들지 마라
속내 여기저기를 살핀 후 들어가라
무모한 건 용서 안 되니
가볍게 돌아가는 바람개비 마음을 버려라
순간이란 있을 수 없다
분간할 길 없는 길이거든
주저 없이 돌아서라
지레짐작으로 가지 마라
허겁지겁 들어서지 마라
마음 흔들리는 날엔
재빨리 그 마을을 벗어나라
저것 봐라
서문만 읽고 한사코 들어서려다
봉변당하는 이들을
부분만 읽고, 부분만 인용하면
대역죄인으로 올리는
의미심장이 출입증인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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