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장승진]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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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사학년에
사명산 오를 땐
눈 쌓인 산등성이 바싹 따라 붙었고
칠월 태백산서 장대비 만났을 땐
길을 삼킨 계곡물 위 붉은 리본 표시 찾아
사슴처럼 내려오며
아비 안심 시키더니
바쁘게 먼 길 찾아 떠난 아이야
아카시아 꽃향기 풍기는 오월
결혼식장 아비 옆에 늠름히 서 하객 맞는
친구의 그 아들이 너 인줄 알았다
좋은 날 늙어가는 내 옆을 지켜줄
너였으면 하고
목이 메었다
젓가락으로 국수 가닥 말아 넣으며
생각 말자 생각 말자 타이르지만
신부가 예쁠수록 축복이 넘칠수록
괜히 왔나 속 좁은 후회가 오니
친구 아이들 결혼식 가기 싫다
마음 셔터를 내리고
생각 보따리 동여 매놓고
낯 술 한 잔 하는 게 옳은 일인지
일부러 콧노래 흥얼거리며
터벅터벅 걸어서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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