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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2004년 [시-채재순]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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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425회 작성일 05-03-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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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강으로 단풍 구경을 가자고 나섰다
조수석에서 한 남자가 졸고 있다
코를 골며 가랑이를 조금 벌린 채
아침마다 부스스한 내 몰골을 보며 살아온 지
15년이 넘는 남자

연곡으로 방향을 틀어
과속 방지턱 위에서 덜컹거리자
번쩍 눈뜨며
단풍이 드는 남자

진고개 표지판이 나오자
어째 소금강을 지나친 것 같다며
내려오는 길,
지나가는 이에게 소금강을 물으니
좀 지나쳐왔다며
차를 돌려 더 올라가란다,
이정표가 분명히 있는데 왜 그러냐며

발그레해진 내게
세상 곳곳에 소금강은 있건만
소금강 가기 참으로 힘들다며
쉼표 없이 여기까지 달려온 내게
좀 쉬자, 쉬어가자는 나의 동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