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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이국화]박치기 막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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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614회 작성일 13-01-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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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프로레슬러 김일은 박치기 선수였다

막가파로 머리를 도끼 삼아 상대를 들이박으면

상대는 비틀비틀 밀리면서 나가떨어지던 때

막혔던 체증이 다 뚫려나가곤 했지

 

요즘 박치기들이

공원이나 동네 뒷동산에 많이 산다

가슴박치기 등박치기 배박치기는 하면서도

머리박치기는 절대로 안 해

막가파는 아닌 모양인데

다시 보면 그들이 모두 막가파이다

 

막가파는 앞뒤 안 가리고 막 가기도 하지만

마지막 가는 파(派)이기도 해서

늙었거나 심신에 병 있는 자들로 건강을 위해

마지막 몸부림하는 모습

 

나도 어딘가 박치기 한 번 시원하게 하여

막가파 돼보고 싶은지

마음과 몸 근질거리는 데를

동네 뒷동산에 올라

죄 없는 나무에게 들이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