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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이국화]훔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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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576회 작성일 13-01-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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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감추기 위해

손등으로 가만히 눈물을 훔친 적이 있다

마치 남의 물건을 몰래 훔치듯이...

눈물은 정직해서 가만히 훔칠 일이 아니었는데

슬픈 마음을 들키기 싫어서였을까

누군가 마음을 훔칠까봐 감추기 위해서였는지

 

 

걸레로 방과 마루를 훔치다가

일생을 훔치며 살아야 했던

여자의 일생이 슬퍼질 때면

지금도 가끔씩 눈물을 흘리곤

역시나 손등으로 눈물을 훔친다

훔치기 잘 하면서

남의 마음을 제대로 훔쳐보지 못해

연애담 한 번 신나게 해 볼 일 없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