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이국화]둥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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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속에 돌을 던지면
둥근 길을 두 겹 세 겹 만들면서
물이 몸을 바꾼다
곧장 달려들지 말고 둥글게 돌아가라는 신호
가다 보면 직선을 향하던 욕망도 둥글어진다고
돌을 맞아도 소리 없이 부드럽게
안으로 삼키는 자기를 보라고
물이 몸을 바꾼다
한참을 기다리면 없어지는 물의 신호
길이 없어도 길을 가야하는 해질 무렵
쓸쓸해서 또 다시 돌을 던진다
물은 둥글둥글 천천히 돌아가라는 표시로
제 몸 속에 숨겨져 있던 길
다시 꺼내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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