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이국화]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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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는 왜 모두 딱딱한 쇠붙이인가
감히 나를 열려한다면 딱딱한 것으로는
열지 말아다오
내 몸 여기저기 누르면
초인종처럼 예쁘게 울리는 곳 있으니
눈 혹은 귀 또는 부드러운 입술과 가슴 그리고
몇 군데 눌러야 답하는 번호키로 열어다오
한 칸 한 숫자 누르며
사랑이라는 주문을 조금 외우고
부드러운 속삭임에 그대 따스한 입김 얹어주고
달콤한 꿀물이 녹아들듯 기다리기
달밤 나무 밑 뮤즈가 노래하는 시간이 오면
잠가야 할만큼 예쁘게 꾸며놓은 방의 문
스르르 절로 열릴지 모른다
풀벌레 귀뚜라미
세상의 아름답고 착한 노래소리로
가득 채워 꾸며놓은 시인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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