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2호2012년 [시-이국화]숨고 싶다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51회 작성일 13-01-08 11:03

본문

 

길바닥에 장난감 손때가 꼬질꼬질하다

사랑 받다 버려졌나 아니면 잃어버렸나

손때 속에 울며 웃었을 아이 그림이 보인다

 

하늘과 땅 세내어 살아온 내게도

꼬질꼬질 때가 묻어 버려졌을 때

누군가 주워 들면 어떤 모습 떠올릴까

 

먹고 살려니 목소리 커진 일 있고

왜 작은 일에도 걸핏하면 얼굴 붉혔는지

미련한 끈에 끌려다니다 팽개쳐져

발 옮길 때마다 삐그덕거린 일

 

목숨이 값싼 소모품 두루마리 휴지 되어

봄눈인양 소리 없이 풀어지고만 있는 지금

사람 눈에 뜨이기 전 어딘가 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