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이구재]잊혀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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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수건걸이에
얌전히 걸려 있는 수건
새겨진 이름이 낯설다
‘김아무개 첫 시집 출판기념’
아무리 생각 해 내려도 가뭇하다
내 기억은 죽어가고 있는 게 맞다
여러번 빨아 색깔도 희미한
저 이름자
분명 초대장이 와
참석 했을 터, 시집도 받았을 텐데
덕담은 나누었을까
가뭇하니 떠오르지 않는 그대 이름 앞에
이제야 덕담을 띄운다
천형처럼 고달픈 길 그래도
시인의 명패를 별처럼 달고
저 광활한 우주를
힘차게 날아 오감으로 시를 만나게
부디 잉여시인은 되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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