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이구재]까꿍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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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비 그친 아침
싱그런 바람에 실려 오는
저 소리
뒷동산 아카시 숲에서
뻐꾹 뻐꾹 뻐뻐꾹
서둘러 짝을 부르는 소리
세 살배기 손자 녀석이
“하머니, 새가 까꿍 까꿍 해”
하며 고개를 갸웃 갸웃 거린다
“그래 그렇구나!”
할머니는 입때껏 뻐꾸기가
뻐꾹 뻐꾹 소리만 내는 줄 알았는데,
16개월 된 손자 녀석은
까꿍놀이 하는 뻐꾸길 생각했던 게야
참 시인 같은 말 하는 손자의 상상이
푸르게 푸르게 전이되는
이 봄날 아침
더 없이 맑고 깨끗한 수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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