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2호2012년 [시-이충희]아, 숭례문 용서하소서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39회 작성일 13-01-08 11:11

본문

 

봄 기별 오신다는 입춘 오후 3시 무렵

아주 오랜만에 숭례문 님의 곁 지나며

수려한 그윽한 기품 아니고 어딘가

핼쑥하니 가라앉은 느낌으로 계셔

싸드름한 날씨 탓? 단청한지 오래겠지

까마득 잊었더니 아니???

슬슬 연기 오르던 순간까지도 누전 ?

곧 진화 되겠거니 믿었습니다.

그러나 믿기지않은 그 생생한 보도화면은

억장이 문어지는 비분을

몸 떨며 지켜보아야하는

으뜸자리 국보 아,아 숭례문 님을

속수무책으로 화마가 앗아가는 모습을

밤새며 지켜보아야하는 국치일國恥日이였습니다.

600여년 이 나라 누대의 현장을 지켜낸

그 장엄한 당당한 모습 불길 속으로 와르르

활활 떠나보내야했습니다.

원통하고 애석해서 부끄럽고 부끄러워

무어라 변명 못드립니다. 용서하소서.

그 역사 그 숨결 그 깊고 융숭함을

그 그윽함을 그 자긍심을

어찌 복원이란 말로 아닌 듯 세울 수 있겠습니까

무례한 성급함 용서하소서.

빼곡한 빌딩숲에 갖혀 숨 한번 크게 쉬지도

못하셨을 님을 떠올리면 송구해서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오늘 죄인입니다.

용서라는 말씀이 태산을 이룬들 어찌 사죄되겠습니까만

이 나라 백성 모두가 엎드려 석고대죄의 예를 갖춰

비통함을 삼키며 거룩한 모습으로 환히 돌아오실

숭례문 님을 간절히 그리며 거듭 거듭 용서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