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이충희]한 소절을 옮겨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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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었을까
간절함이기도 했던 한 소절
아직도 옮겨적지 못하고
詩로 세우지도 못하고
눈에 띄지않는다는
단순한 착각이 놓친 대목이었을까
살면서 굽이도는 모퉁이마다
턱턱 걸리던 목울음
뒤끝도 없으면서 저지른 무모함 같기도 한
스산함 뒤의 스산함이 몰고 온
주연은 없고 늘 배후가 나를 감금했다
가을비 내리는 밤길로 애먼 사람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지는 법을 터득하는 세월이
들판에 무더기로 나앉은 가을 꽃
그런 무심함 같기도 한
화답하지 못한 한 소절을 쓸어내리는
얼마간은 그래 나를 풀어놓으련다
물길을 찾는 고단한 노고도 눈감아 주고
옮겨적지 못한 한 소절도 그래, 풀어준다
추적이는 가을비 사이로 애먼 사람을 밀어보낸
사람은 안다 그냥 안다
위무라 믿던 말, 허망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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