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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이충희]한 소절을 옮겨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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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56회 작성일 13-01-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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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었을까

 

간절함이기도 했던 한 소절

아직도 옮겨적지 못하고

詩로 세우지도 못하고

눈에 띄지않는다는

단순한 착각이 놓친 대목이었을까

 

살면서 굽이도는 모퉁이마다

턱턱 걸리던 목울음

뒤끝도 없으면서 저지른 무모함 같기도 한

스산함 뒤의 스산함이 몰고 온

주연은 없고 늘 배후가 나를 감금했다

 

가을비 내리는 밤길로 애먼 사람을 보내는

일에 익숙해지는 법을 터득하는 세월이

들판에 무더기로 나앉은 가을 꽃

그런 무심함 같기도 한

 

 

화답하지 못한 한 소절을 쓸어내리는

얼마간은 그래 나를 풀어놓으련다

물길을 찾는 고단한 노고도 눈감아 주고

옮겨적지 못한 한 소절도 그래, 풀어준다

 

 

추적이는 가을비 사이로 애먼 사람을 밀어보낸

사람은 안다 그냥 안다

위무라 믿던 말, 허망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