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34호2004년 [시-장승진]나는 개미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갈뫼
댓글 0건 조회 2,442회 작성일 05-03-26 12:15

본문

쉬고 싶다
꽃 그늘 넓은 벤치에 누워 책을 읽고
냇가 송사리들 헤엄치는 모습 보며
나무숲 그늘로 긴 산책을 하고 싶다

하지만 쉴 새없이 움직이는 다리
가야 할 먼 길
(끝없어 보이는 끝없는 끝이없는)

더 멀리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할 거리
그래, 날개가 필요한 거야
개미에게도 날개가…

다리에 팔에 날개를 달고
시지프의 돌을 굴리는 무수한 개미
나는 개미들

달려온 길의 뽀얀 먼지
좀 더 가다 보면
좋은 때가 오겠지
좋은 곳에 이르러 쉴 수 있겠지
혹 길을 잘 못 든 건 아닐까?
사막으로 가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