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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김춘만]산에 그물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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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763회 작성일 13-01-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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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을 친다.

무엇이 걸리라고 치는 게 아니라

오지마라 친다.

 

 

수시로 찾는 발길

산속에서 뛰어야 할 고라니들

연한 줄기를 뜯어대고

더러는 멧돼지도 들쑤시고 가니

당할 수 없다.

 

바다에서 쓰던 그물이 산으로 올라오고

그물 속에서 크는 곡식알은

제 맛을 잃는다.

 

산 골 밭마다 그물을 치니

눈동자 순한 산짐승뿐이랴

사람들조차 겁낸다.

 

 

그물을 친다.

사람이 다니는 길도

산짐승이 다니는 길도

그물로 막는다.

 

그물 속에 사람 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