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박명자]현대 포토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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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숭동 현대포토샵 진열장에는
50여년 전 푸른 시간들이 모자이크 판에 찰랑 고여 있다
학창시절 특별반 P선생님의
펄펄 끓던 교육열정을 잘라내고
청바지에 선글라스를 합성시킨 사진이
우두커니 걸려있어 사뭇 웃긴다
P선생님 창작 강의 3다법을 지도하실 적에
눈에서 별이 뚝 뚝 떨어지셨지
우물쭈물 하는 사이 시간은 윽박지르듯이 지나가고
나는 이제 한국문단에 몸을 들어 올려
중견 문인으로 성장하였지만
은사님께서는 APT 공원벤치에서
백발을 날리시며 4월 하늘을 바라보실까
놀랍도다. 반백년 시간의 강하는 왜이리
급물살을 타는 것이며
나는 겨울잠에서 덜 깬 개구리처럼
은사님께 안부전화 한 통 드리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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