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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2012년 [시-박명자]가을 설악권이 불춤을 당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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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927회 작성일 13-01-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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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시즌이 온통 불춤을 당길 때

오래된 나무 둥지는 어느덧 살이 내리고

어딘가 홀로 숨어 우는 여인의 머리채

흔들리며 보였다가 사라지네

 

단풍나무들은 일렬횡대로 계속 걷고 걸어 걸어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우우…… 우우우우

불춤은 파도치듯이 마등령에서 나한봉을 우회하고

남동쪽 산자락 8km 언저리까지

불똥들은 쿵 쿵 쿵 쿵 뛰어 다니며

익은 게암 냄새를 이리저리 피운다더라

 

단풍나무 머리에서 뿌리까지 ww www www

사방연속 무늬로 번지며

불꽃의 꼬리와 꼬리를 잡는데

 

누구도 막을수 없는 성난 불길 !

결코 잡히지 않고 저대로 번져 나간다

 

 

드디어 막을 내리는 박달나무는 가발도 벗고

베일도 벗고

십이선녀탕에 차례차례 자결을 시도 하나보다

 

 

가을 설악을 낄낄 거리며 돌아치던 붉은 춤사위가

설악권을 모두 사루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