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호2012년 [시-박명자]8월의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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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정오 불볕 아래 홀로 서 보면
어쩐지 가슴이 콩 콩 뛰며 겁부터 난다
오, 두렵고 무서운 하늘의 형벌
드디어 이 대지에 심판의 마지막 날이 왔나봐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고
죄진 만큼 벌을 가하려는 하늘의 낌새
천지가 온통 찜통 같고
불세례는 연일 팍 팍 내려 꽂힌다
어디서 불방망이가 쓱 나타나서 < 자백하라 ! >
눈을 부릅 뜰것 같아…
리모컨으로 불세례를 조정 하는
신의 손길이 보일 듯한 8월의 정오
두 손으로 부끄러움 가리우고 종종 걸음으로
태양을 피하려고 오래된 웅덩이 앞에 다가 서 보면
내 스무살 적 미루나무 한 그루가 먼저 와서
물속에 나대신 거꾸로 벌 받고 서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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