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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이진여 - 거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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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2,058회 작성일 14-01-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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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 바닥에 늘어져

지친 하루를 치대고 있는

말간 동공을 만난다

 

못내 안타까워 지고 온

고등어의 바다

마디마디 꽃망울 터뜨리지 못해

서슬 푸른 비름나물의 일생따위는

관심조차 없고

혀끝에 감치는 알량한 양념 맛으로만

아귀다툼에 든

주인의 찌든 욕심까지 거두어

제 몸 속 하얗게 보듬어 부풀다

세상 어느 귀퉁이도 더럽힐 수 없어

안으로 절멸하고 마는 눈부신 고뇌

 

저 순백의 영혼

득도한 내 스승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