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이진여 - 호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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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 밭도 아닌 경계쯤
그녀의 집이 있다
척박한 땅에 길을 내고
일가를 이룬 그녀
올망졸망 길러낸 새끼들을
그녀의 치마 속에서 꺼내들면
동그마니 여린 얼굴에서
갸륵한 이름들 주렁주렁 달려 나온다
처마 아래
외갓집처럼 앉았다가
후루룩 후루룩 엄동 허기를 메워주는
이름 없는 이름으로 사는 그녀
환하고 푸근한 그 이름 불러
두 손 모으고 싶을 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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