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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이진여 - 연탄난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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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949회 작성일 14-01-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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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방풍막 마루 가운데

곧추 앉은 시커먼 사내

혼자 사는 정희언니 기둥서방인양

몸 닳아 설설 끓고 있다

마실 나온 과수댁

슬그머니 곁을 주는 폼새라니

바람 냄새 풀풀 보채고 있는데

짐짓 , 주전자 찻물 우리는 듯

훅훅 뜨거워지는 숨소리

 

열정에도 낭비가 있다는 걸

그도 알았을까

바람 들어 흘레붙던 날

찢겨 갈라지던

벌거벗은 기억이 번져

숨이 파래지도록 이 악물어도

허허로운 가슴들 파고들면

후끈 달아오르는 몸뚱어리

치명적인 목숨이다

 

겨우내 무성하던 소문들

파고다 관광에 실려 가고

붙박이로 한 생 풀고 싶었던 사내

욕정 같은 꽃잎들 하르르 지는 봄밤

식은 몸 열꽃 투성이다

 

한 시절 뜨겁게 산 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