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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이진여 - 과메기 동창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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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865회 작성일 14-01-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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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바닷가 모퉁이에서

바람과 놀던 꽁치 한 두름 서울로 왔다

꼬들해진 오십년 지기들

풍진 가득한 허물 벗는 저녁

헛헛 가슴 드나들던 시림도 털어내고

허공 곧추 걷던 뼈대마저 발라낸

비릿한 알몸으로

햇살이며 바람 어머니 한 마장 펼쳐 놓았다

참방참방 바다를 짚고

너울너울 미역에 들었다가

아릿한 허기들 허겁지겁 채운다

버려야 제값을 받는

대가리와 내장은 진즉 떠나보냈다

비린 갯물 뭉근한

붉은 목청 돋우어

사랑이니 청춘 나부랭이들이 휘적휘적 파도를 탄다

매서운 바람 앞 여미던 매무새 풀어 헤친 채

헝클어져 몸 덥히던 그 밤 내

안으로 잦아들던 끈적한 혼

간절한 이름들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