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뫼 호수별 보기

43호2013년 [ 시 - 조외순 - 할배와 미역 ]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943회 작성일 14-01-17 13:47

본문

늦어 버렸다

갯배 물갈퀴 소리 들리는 청호동 앞

바다가 간직한 비밀을 알기에는

 

곱살스러운 사랑

오도 가도 못한 채

절반의 인연 딸이 떠난 뒤

 

설렁설렁 할배의 눈길

갯바위에 하늘거리는 미역

잡초 보듯 잊고 산 세월

 

아직은 늦지 않은 것일까

예쁜 사랑을 품고 온

둥글어진 딸의 배를 보며

흐물흐물

부드럽게 풀어지는 것이 좋다며

 

청초호 푸른 바다에서

녹아내린 오월의 미역을 따는

할배의 마음에

자꾸만 미끌거리며 피어나는 웃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