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조외순 - 지금은 반달로 떠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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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안
점멸등처럼 깜빡이는 미래
밤마다 희망의 날개를 퍼득였다
꿈 속
골목마다 버둥거리며 곤두박질친
부러진 날개의 신음 소리
좌절된 젊음 앞에
분노한 아버지가
날마다 목덜미를 조이며
영혼의 한가운데 반달을 쐐기 박았다
이 밤
야금거리는 어둠의 입술보다 앞서
냉냉히 죽어가는
부스러진 별 빛을 주워야 한다
기우는 달의 허무를 채우는
가슴으로 달군
뜨거운 별들의 조각들
둥글게 휘어진 늙마의 길 끝에서
밟고 온 흔적
빛 되어 푸르게 서성이길
아득히 먼 허공 속으로
작아진 나를 담는다
지금은 반달로 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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