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양양덕 - 넝쿨장미 ]
페이지 정보
본문
허공을 가르는 나비의 날개 짓에
간지러움을 못 이겼을까
초등학교 담벼락에 넝쿨 장미가 웃는다
호세를 유혹하는 칼멘에게
정열을 덧입혔던 빨강 빛깔
꽃잎 갈피마다 짙게 바르고
눈 녹은 설악을 넘어온 바람과
봄 이야기 나눈다
응달에 웅크린 꽃샘에게도
태양의 따사로움을 속삭이며
가시 몇 개로 울타리에 기대어
짧은 생을 건너고 있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던 소리
석양 따라 떠나가고
부산하던 발 걸음 잦아든 어두움
그 속에서도 결코 버리지 못하는 환한 얼굴
너는 웃음이였구나
- 이전글[ 시 - 양양덕 - 질그릇 속의 어머니 ] 14.01.17
- 다음글[ 시 - 양양덕 - 두타연 폭포 ] 14.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