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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양양덕 - 질그릇 속의 어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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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698회 작성일 14-01-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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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질그릇에

금붕어 두 마리 산다

가까이 가면

쉴 새 없이 입을 뻐꿈거리며 몰려온다

 

세상 떠나시기 얼마 전

아무것도 없는 빈 입을 연신 오물거리며

살아오신 긴 삶을 곱씹으시던 어머니

외로움이 침샘을 말렸을까

넓은 거실 가득 손주들이 보고프셨을까

 

서울에서 공부하는 자식들 위해

크고 작은 보퉁이 세고 또 세며

서울역을 오르내리시던 젊은 날

 

명절에 우르르 몰려왔다가

상영이 끝나버린 영화관처럼

텅 빈 거실 소파 한 켠

무너져 내린 허수아비로 남으셨다

 

허전함을 이겨내느라

빈 입을 오물거리시던 어머니

금붕어가 살고 있는 질그릇 속에서

환하게 웃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