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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2013년 [ 시 - 정영애 - 만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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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galmoe
댓글 0건 조회 1,670회 작성일 14-01-17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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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드벌룬 만한 배를 안고

막 목욕을 끝내고 나가는 임신부

알몸의 그 자연을 보며

곧 태어날 지구의 동료 한 사람을 생각한다

 

아이하나 기르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데

아파트 세 채가 든다는 우리의 뉴스를 들으며

유물론적 걱정을 앞서 한다

수억 대 1의 경쟁을 뚫고 당당하게 수정된

마이너스 통장

태어나자마자 영어 수학 미술 피아노 태권도

다녀야 할 학원이 만삭이다

학교폭력과 컴퓨터와 스마트폰 중독 등 지켜줘야 할 목록들도

만삭이다

대학 등록금까지 교육비도 만삭이다

밖을 내다볼 수 없어 아직은 행복하지만

살아 보기도 전 , 짓눌려질 삶에

아이는 나오자마자 분명 첫울음을 터뜨리며 버둥거릴 것이다

아파트 세 채 값을 쏟아 부어야 할 그녀의 배가

목하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