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정영애 - 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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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관광지마다
어린 동생들이 맨발로 몰려다니며 조악한 물건들을 판다
언니 , 부채 1달러
언니 , 팔찌 1달러
언니 , 사랑해요
처음 본 언니를 한 눈에 사랑해버리는 캄보디아 동생들
초롱초롱 계산 굴리며 나의 모국어까지 끼워 판다
우리들의 언니는
박수근 그림의 아기 업은 소녀처럼
동생을 업고
동생 대신 야단도 맞으며
가난과 맞바꾼 파리한 몸으로
공장과 만원 버스 , 눈물 같은 술잔에 제 몸 녹여
부모와 동생들을 먹여 살린 언니의 역사가 있다
캄보디아 부채를 몽땅 사주어도 저 동생들이
노을빛 기침 소리 쿨룩거리던
해쓱하고도 빈혈 같은 언니라는 이름의 억척을 알까
타국에서 고생하는 ‘ 언니 ’
1달러면 살 수 있는 캄보디아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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