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호2013년 [ 시 - 정명숙 - 먼지 닦는 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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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세 번
수세미로 싹싹 밀어주고
물 끼얹어주었던
싱크대 찌꺼기받이 밑에
누런 기름때가 끼어있다
들켜버린 게으름
헌 칫솔에 세제 발라
꼼꼼히 닦아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서는데
어제 닦아놓은
문갑 위 먼지들이 웃는다
열심히 닦아보라고
걸레 팽개치고 돌아서려다
때 묻은 걸레 쓱쓱 치대어
등 뒤 비웃음 , 박박 닦는다
웃고 있는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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