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2004년 [시-이화국]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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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집에 팔려가 일하던 순이
단물 다 빨리고
밤낮 없이 사역 당하고
팽팽하던 얼굴이
일그러지고 쭈그러진
이름도 마음도 고왔던 순이
목숨이 다해 쓰러진 어느 날
헌 옷 한 벌이라도
입혀 보냈더면
양지 아니면 음지에라도
정성이나 보태어
묻어줬더면
어차피 망친 인생 고이 쉴 것을
앙갚음 하듯 발뒤축 따라다니며
늘어붙는다 귀신이 되어서.
단물 다 빨리고
밤낮 없이 사역 당하고
팽팽하던 얼굴이
일그러지고 쭈그러진
이름도 마음도 고왔던 순이
목숨이 다해 쓰러진 어느 날
헌 옷 한 벌이라도
입혀 보냈더면
양지 아니면 음지에라도
정성이나 보태어
묻어줬더면
어차피 망친 인생 고이 쉴 것을
앙갚음 하듯 발뒤축 따라다니며
늘어붙는다 귀신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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